기타의 천국 같았던 어쿠스틱갤러리 방문기

  저는 실력보다 더 예민한 귀 덕분에 기타를 살 때마다 고생을 좀 하는 편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상당히 고가의 기타를 쓰고 있는것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껏 가장 불만없이 사용한 기타는 8년 전에 30만원 주고 샀던 아발론(콜트 OEM) 기타입니다. 가격대비 만족 스럽기도 하고, 당시에 저만의 기준으로 꼼꼼히 골라서 데리고 온 기타이기도 합니다. 

  이번엔 좀 묵직한 소리를 내는 올솔리드 기타를 하나 가지고 싶어서 여기저기 들러보는데 제가 살고 있는 대구에서는 80~100만원 초반의 기타들도 구경하기 힘드니 서울에 한번 가봐야겠다 다짐합니다. 그 중 '어쿠스틱갤러리'라는 곳이 눈에 띄였는데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 수준에서 보상판매도 하는 것 같아서 더 관심이 갔습니다.


찾기 좋은 위치

  저는 서울에 갈 일이 잘 없는데다 상수동은 처음입니다. 그래도 지하철역에서 가깝고, 찾기좋은 위치에 있는 덕분에 생각한 시각에 딱 도착했네요. 다만 지방에서 대중교통으로 가시는 분들은 고속버스보단 기차가 좀 더 수월할것 같습니다. 고속터미널에서는 환승도 자주해야하고, 거리도 좀 더 머네요.(하지만 KTX는 너무 비쌉니다...)


다양한 기타를 쳐볼 수 있는 좋은 환경

  어쿠스틱갤러리(이하 어갤)에 딱 들어서자마자 든 생각은 영상으로만 봤던 고등어매니저가 생각보다 훨씬 잘생겼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자연스레 벽에 걸려있는 엄청난 수의 기타에 눈이 갑니다. 대부분 올솔리드 기타이고, 하이엔드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대구에서는 상상만 했던 곳이 서울에는 몇군데나 있다니 이럴 때는 서울이 참 부럽네요. 


  매니저님께서 기타가 많이 걸려있는 한쪽 방으로 안내해주시네요. 이 조용한 방에서 생각했던 기타들을 하나씩 꼼꼼하게 쳐보며 비교해볼 수 있었습니다. 여유있게 비교하며 쳐볼 수 있도록 자리도 비켜주셔서 더 좋았네요. 아마도 요즘 여유있는 시즌이라 가능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기 왼쪽 하단에 보이는 연두색 앞치마를 두르고 이것저것 많은 기타들을 쳐봤네요. 그 중 부쉘 기타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테일러의 샤방한 느낌도 좀 있고, 단정한 느낌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최종 선택에서는 비켜갔습니다.


  저기 걸려있는 엠버톤 기타들도 참 탐이났는데 결국 이번에도 내츄럴 색상의 기타를 선택했네요.


  밖에는 길드, 헤드웨이, 이스트만 등등 100~200만원대의 기타가 많이 보였습니다. 어찌보면 사장님께서 시장을 잘 파악하고 공략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매니저님은 향후 지방으로도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말씀하시는군요. 만약 대구에 생각이 있으시면 제가 후보 1번이라고 강력하게 말씀드렸습니다^^; 


  벽에 걸려있는 것은 레빈슨 기타같네요. 한번 쳐보고 싶었지만 초면에 너무 이것 저것 막쳐보기도 그래서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꼼꼼한 셋팅

  저는 피에조픽업을 싫어합니다. 소리 때문이 아니라 밸런스를 맞추기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대구에서도 완벽히 만족한 적이 거의 없어서 그리 큰 기대는 안했는데 이곳에서 세번만에 상당히 만족스러운 밸런스를 얻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걸린 덕에 매니저님과 단골손님 몇분과도 즐거운 대화를 하게 된 것도 좋았습니다. 이야기를 나눴던 단골 분들도 다 귀가 예민하신 분들인지 매니저님이 오늘 예민한 사람들 다 모인것 같다며 웃으며 말씀하시네요. 덕분에 리페어실장님은 고생을 많이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시한번 꼼꼼한 셋팅 감사드립니다.


  첫 방문에도 따뜻한 느낌을 심어준 어갤에서 만난 모든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딱히 칭찬일색으로만 글을 쓰려고 한것은 아닌데 망설임 없이 글을 써내려간 것을 보면 이날 참 재미있었나보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만 확실히 가격적 매리트는 대구가 좋은 느낌입니다. 물론 제가 단골이라서 그런점도 있겠지만요. 그래도 고급 악세사리를 여러개 챙겨주셔서 감사히 받았습니다. 한편으론 다양한 기타를 쳐보고 고를 수 있다는데에 대한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하니 아깝지 않습니다. 골라온 기타가 마음에 들기도 하고요. 

  자주는 못들르겠지만 서울에도 단골을 만든다면 이 곳이 될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음번엔 다른 곳에도 들러보고 싶은 것을 보면 욕심은 끝이 없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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