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소리를 내는 여러가지 방법

  법정스님께서 김광석님께 지어주신 법명 원음(圓音) 즉, 둥근소리. 15년 전 이 단어를 처음 만났을때 그 잔잔한 파동을 잊을 수 없다. 모든 이의 마음 속에 둥글게 울려 퍼질 그 소리. 아마도 그때부터 둥근소리에 대한 갈망이 시작되었던것 같다.

  처음엔 그 갈망이 나의 노래, 나의 연주에 국한되었다. 부족한 나의 소리에도 즐거워해주는 사람들, 그 속에서 둥근소리를 전하는일 보다는 어깨에 힘을 주며 나를 높이는 일에만 몰두했는지도 모르겠다. 빠르게, 더 빠르게.. 그렇게 속주에 미쳐 있을때 쯤 내 마음을 다시 한번 둥글게 울리는 분을 만나게 됐다.


  사실 세상에 둥근소리를 울려퍼지게 할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리고,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그 것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거다. 무대 조명에 밝게 빛나는 공연자들 아래 어두운곳에서 그 사람들을 더욱 빛나게 하는 사람. 가끔 우리는 그의 존재를 망각한채 오직 자신의 힘으로 빛나고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나 혼자만이 아닌 모두가 둥근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일에 매료되어 믹싱콘솔 앞에도 자주 섰다. 마음만은 최고의 음향기사였지만 장소와 연주자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이 쉽지만은 않았다. 한 형님께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조언을 구했더니 아주 짧은 답을 주셨다. "니 욕심을 버리고 무대 위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라." 어쩌면 믹서 앞에서도 스스로 돋보이려 애썼던 나에게 일침을 주셨는지 모른다. 

  이 사건 후로 나는 모두가 함께 둥근소리를 내는 방법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졌던것 같다. 그 후로 레슨이나 동호회 강습도 하고, 블로그도 이렇게나마 이어가고 있다. 큰 일이 없으면 앞으로도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과 둥근소리를 내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나를 낮추고 다른이를 빛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을 해본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