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 이야기/Essay 둥근소리 2015. 5. 1. 22:44
예전 블로그에서 한 칼럼을 읽고 분노하여 글을 쓴 적이 있다. 복고와 맞물려 오디션 프로가 광풍을 일으키던 시절, 기타 광고까지 적절히 섞인 지극히 평범한 칼럼이었지만 "통기타는 음치나 박치도 배우기 쉬운 악기다" 라는 글귀 하나가 굉장히 불쾌하게 만들었던 기억이다. 수 년이 지나고 블로그를 다시 꾸리는 지금 '통기타는 과연 배우기 쉬운 악기인가?'하는 물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일단 통기타가 일상에서 접하기 쉬운 악기인 것은 분명하다. 대중 음악에도 많이 쓰이고 있고, 나름대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어서 취미로 시작하기에도 좋은 환경이다. 하지만 '배우기 쉽다'는 말은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반주악기로 기타를 배운다고 가정할 때 일단 코드 두개만 배우면 노래 몇곡을 할..
통기타 이야기/Essay 둥근소리 2015. 4. 27. 11:25
얼마 전, 한 학생의 기타도 살겸 해서 뮤즈기타에 들렀다. 구입할 기타를 고르고 셋팅을 맡긴 후 주위를 둘러보니 눈길을 사로잡는 한 악기가 있었다. 여섯줄인 것을 보니 분명 기타인데 크기는 팔러바디 보다도 훨씬 작았다. 신기하게 이리저리 살펴보다 연주해보니 튜닝 역시 기타와 같았다(후에 알아 보니 기타와 같은 것도 있고, 우쿨렐레와 같이 기타에서 5카포를 꽂은 튜닝과 같은 것도 있다고 한다). 새로나온 초미니 기타인가 싶어 안으로 들여다보니 '기타렐레'라고 적혀 있었다. 그제서야 옆에 있는 우쿨렐레들을 쳐다보니 바디는 우쿨렐레 크기만하고, 여섯줄의 스틸현을 걸어놓은 기타였다. 그야말로 기타+우쿨렐레이구나! 호기심에 이리저리 검색해보니 이미 기타렐레라는 것이 수년 전에 등장했고, 지금은 꽤 여러 제조사에서..
통기타 이야기/Essay 둥근소리 2015. 4. 18. 10:53
블로그를 새로 꾸리다 보니 그동안 얼마나 기타 이야기에 소홀했는지 실감한다. 나름대로 글 쓰기 좋은 소재인데도 지나쳤던 것들이 지금에서야 보이니 말이다. 이 이야기도 2년 전 2월에 있었던 일을 기억을 더듬어 끄적거려 보는것이다. 통기타 제작공정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양산에 도착했다. 촬영장소와 컨셉 등을 협의하고 이런저런 준비를 마칠 때 쯤 크래프터 사장님은 기타 한대를 갖고 나타나셨다. 앞으로 새로 달려나올 픽업을 실전(?)에서 테스트해보고 오시는 길이란다. 그러면서 하드케이스를 열어보이시는데 한 눈에 고급 기타라는 것이 느껴진다. 그 기타를 AER 엠프에 연결하고, 내게 쥐어주시고는 소리가 어떤지 한번 평가해달라신다. 일단 생소리를 들어보려고 연주해보니 역시 크래프터의 최고가 라인은 아랫급과는 상당..
통기타 이야기/Essay 둥근소리 2015. 4. 17. 23:34
아주 오래 전 누군가 나에게 제목과 같은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워낙 황당한 질문이기도 하거니와 기타를 좋아하긴 했어도 여섯줄 중에 특정한 줄이 더 좋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터라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그 때 그렇게 흘려 넘겼던 그 질문이 문득 생각 날때면 피식 웃음이 나곤한다. 그리고 몇 년이 흐른 지금, 이제는 그 질문에 쉽게 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좋아한다기 보다 유독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바로 3번줄이 내게는 그렇다. 스트로크를 해도, 아르페지오를 해도 한번씩 3번줄이 튀게 느껴질때가 있다. 줄을 새로 갈고 난 다음이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한동안 그 3번줄 소리를 예쁘게 내기 위해서 꽤나 노력했던 적이 있다. 좀 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통기타의..
통기타 이야기/Essay 둥근소리 2015. 4. 10. 11:05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을 저렴한 비용으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축복과 같다. 게다가 그 것을 배우는데 필요한 물품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방과후학교 수업이 없던 시절 초등학교를 다닌 나와는 달리 요즘의 아이들은 굉장히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악기를 배워볼 수 있다. 또, 학교에서 그 악기들을 무료로 제공해주기도 하니 그야말로 축복과 같은 환경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굉장히 좋아진 환경에 비해 공용 물품에 대한 인식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내 것보다 더 아껴도 모자랄 판이지만, 아이들은 너무나 당연히 주어지는 혜택인양 물품들을 막 다루기 일수다. 악기라고 상황이 다르지 않다. 이 글도 어느 날 아침, 복도에서 나뒹구는 우쿨렐레를 보고 쓴 웃음이 나서 쓰게 된 것이다. 그러면..
통기타 이야기/Essay 둥근소리 2015. 3. 9. 10:35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기타 강습이나 레슨들을 꽤 많이 했던것 같다. 기타를 연주하는 일 만큼이나 기타를 가르치는 일이 재미있기도 했고, 세상 가득 '둥근소리'로 채우겠다는 내 꿈에 부합하는 의미있는 일이기도 했다. 사실 이 점이 내게는 힘든 상황에서도 레슨을 지속하는 가장 큰 동기부여라고 할 수 있다. 가르치는 사람의 동기도 매우 중요하지만, 배우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성공적인 레슨이 되려면 배우는 사람의 동기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애초부터 동기가 뚜렷한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데, 그 동기가 뚜렷하지 않은 사람에게 동기부여를 잘 해주는 것 또한 훌륭한 강사의 조건이라 하겠다. 최근 2년 가까이 초등학생 아이들의 방과후수업과 레슨도 했는데, 그 동안은 만날 수 없었던 어린 ..
통기타 이야기/Essay 둥근소리 2015. 3. 2. 14:47
어느새 성큼 다가온 새봄, 새롭게 시작하는 일과 함께 새로운 블로그를 꾸리려 한다. 사실 이렇게 결심한 가장 큰 계기는 네이버 검색에 관한 문제이지만, 이 참에 십수년을 함께 해온 '둥근소리'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함도 있다. 김광석을 동경해 기타를 시작했고, 때문에 '둥근소리' 라는 닉네임을 쭉 사용해왔지만, 그의 팬모임 이름을 닉네임으로 사용하는 점에 있어서 늘 마음의 짐이 있었다. 블로그 주소와 이름까지 바꿔서 시작하는 지금 막막함과 두려움도 있지만, '기타로 통하다' 라는 새로운 브랜드와 함께 그 간의 마음의 짐을 벗을 수 있어 홀가분한 마음이 든다. 이 블로그는 '둥근소리 이야기'의 후속이라고 생각해도 전혀 무방하고, 앞으로도 기타나 주변 액세서리, 기타 음악, 악보 등의 정보를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