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대구 포크페스티벌 무대를 내려와서..

  인연의 고리는 꼬리의 꼬리를 물어 사슬처럼 이어진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다 보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람과 인연이 닿기도 하고,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내겐 며칠 전 일어난 사건이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아쉬운 점은 내가 추진하고 있던 일들이 난항을 겪으며 마음이 어수선했다는 것, 그리고 밴드 내 포지션이 애매히지면서 의욕을 많이 잃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쭉 혼자서 놀이처럼 음악을 해와서 이렇게 누군가에게 평가받는게 두려웠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시종일관 주눅든 모습 속에 하기 싫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자리잡았다. 


  이 핑계, 저 핑계 대도 결국엔 다 내 잘못이고, 내 실력이 부족한 탓이다. 그러면 연습이라도 많이 했어야하는데 불편한 마음을 피해 도망만 치다 결국엔 제자리로 돌아온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게다가 리허설 때의 푹푹찌는 더위 역시 마지막 남은 자신감을 말려버리는 듯 했다.


  그렇게 조금은 멍한 정신으로 공연을 끝마쳤다. 나로서는 이번 공연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아니, 실망스러웠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기분은 나쁘진 않았다. 하늘에 떠있는 새침한 초승달, 그 아래 구름같은 관객들, 기적같이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그래.. 이 기분 참 좋아했었지..' 실로 잊고 지냈던 기분을 살려준 소중한 순간이었다. 


  나름대로는 기분이 좋은 한편, 불만족스러운 공연을 하고 웃고 있는 내가 속 없어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마음가짐에 있어서 중요한 것을 얻었다. 누군가에게 잘보이려 음악한것은 아닌데 너무 주눅들지 말아야겠다는 것과 스스로에게 더 자신을 가질 수 있도록 좋은 결과물을 내야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 밴드에서도 어떤 역할이든 잘 해낼 수 있으리라. '이제 겨우 시작이니 딴생각 말고 좀 더 고개 숙이고 뛰어보자' 되뇌이며 마음을 다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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