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방천시장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김광석길)

  살아 생전에 단 한번도 만나뵙지 못했지만..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이 세상 분이 아니었지만, 김광석님과는 특별한 인연을 간직하고 있다. 그의 노래와 연주에 반해 기타를 잡았고, 혼자서 기타를 치는 나에게 어쩌면 스승과도 같은 분이었다. 광석님이 너무 좋아 그의 팬클럽 이름이었던 '둥근소리'라는 닉네임을 쭉 사용하기도 했다.

  우연히도 그의 고향이 내가 살고 있는 대구이고, 지금도 방천시장에 가면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이 있어 언제든 그를 추억할 수 있다. 그리 자주 가보진 못하지만 마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에 김광석 거리가 있다는게 위안이 된다.


  처음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을 방문했을 때는 없었던 김광석의 동상과 포토존.. 덕분에 김광석길의 입구엔 늘 사람이 북적인다.


  입구부터 늘어선 벽화들..




  그리고, 생전의 사진들.. 한 번 뵌적도 없지만 늘 그리운 마음으로 가득하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노래인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사실 원곡을 부른 사람은 김목경씨이지만, 김광석 특유의 음색과 잘 어울리는 덕분인지 그의 노래로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다. 리메이크를 잘했던 그에겐 이런 노래들이 많다. 꽤 유명한 이등병의 편지도 그렇고..

 

  참 좋아하는 그림인데 많은 낙서들이 몰입을 방해한다. 누군가는 이 역시 세월의 흔적이라 말하겠지만, 이런 낙서가 없어도 풍파를 견딘 세월의 흔적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저 세월의 흔적이라고 하기엔 너무 관련없는 내용들의 낙서만 있고, 심지어 욕도 있다. 누군가에겐 김광석을 추억하기 위한 이 장소가 굉장히 소중할텐데 이렇게 막 다뤄놓은 것을 보니 화가 난다. 이 글을 보신 분들이라도 잘 보존해주시길..










  이 글을 쓰는 순간 듣고 있는 노래 '그대 웃음 소리'. 한참 빠져있던 중3시절 그때와 또 다른 느낌이다. 이게 옛노래의 묘미 중 하나겠지.






  술을 그닥 즐기지 않지만 한번 앉아봄직 한 포차다.


  역시나 잘 안마시는 소주지만, 저 말은 공감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내가 비오는 날 창밖 가로등을 보며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는 그 느낌과 비슷하려나?


  기타를 처음 배울 때부터 가장 좋아하고 열심히 불렀던 노래 중 하나인 '그 날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저 가사들을 이해나 하고 불렀는지도 모르겠다.




  김광석길이 활기 넘치고 유동인구가 많아지면서 덩달아 상권도 발달하고 있다.


  처음 갔을때만 해도 휑했던 이곳, 이제는 주변에서 예쁜 디자인의 가게들을 보는것이 어렵지 않다. 






  엄청난 매출을 올릴것만 같은 추억의 문방구. 많은 사람들의 불량식품의 추억에 빠져든다. 사진속 사람들도 한쪽에서 연탄 위에 국자를 들고 설탕을 휘휘 젓고 있다. 그러고 보니 저렇게 달고나를 먹어본지도 23년만이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곳이 있어서 봤더니 '우쿨렐레 유칼립투스' 라고 적혀있다. 왠지 낯설지 않다 했더니 언젠가 그들의 공연을 본적이 있었다. 우쿨렐레 갤러리 겸 레슨실로 쓰는 것 같은데 기타와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입장에서 이 곳이 참 반갑게 느껴진다. 

  그러고보니, 음악과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머물렀던 방천시장의 상권이 커지면서 그들이 더이상 머물기 힘들게 됐다는 뉴스를 접한적이 있다. 연습실, 작업실 등으로 썼던 곳의 임대료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겠지. 그렇게 하나, 둘 떠나면 이 김광석 길의 본질도 많이 흐려질지 모르겠다. 아무쪼록 옛 느낌이 남아 있는 문화공간으로 남아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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