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 이야기/Essay 둥근소리 2015. 8. 1. 01:03
아이들을 처음 봤을 땐 일주일이 순탄치 않을거라 생각했다. 조금은 냉랭한 혹은 짜증섞인 표정의 아이들.. 무더운 날씨는 방학인데도 원치않게 불려온 아이들에게 더 큰 불만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처음 배울 때 손이 아픈 기타라는 악기의 특성과 무려 3교시 연속 수업이라는 점은 가르치는 나에게 굉장히 불리하게 작용했다. 어쩌면 그 덕에 아이들에게 더 많은 대화를 시도했는지도 모르겠다. 예전부터 첫주나 둘째주 수업엔 손아픈 레슨생에 대한 배려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섞곤 했는데 굳은 살이 생기기도 전에 끝나버리는 방학특강이라 그런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눈것 같다. 짧은 만남에서 느낀 것은 아이들이 생각보다 더 밝은 미소를 가졌고, 웃음도 많다는 것이다. "요즘 애들이 이렇고 저렇고.." 하는 식의 편견은 아..
통기타 이야기/Essay 둥근소리 2015. 4. 10. 11:05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을 저렴한 비용으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축복과 같다. 게다가 그 것을 배우는데 필요한 물품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방과후학교 수업이 없던 시절 초등학교를 다닌 나와는 달리 요즘의 아이들은 굉장히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악기를 배워볼 수 있다. 또, 학교에서 그 악기들을 무료로 제공해주기도 하니 그야말로 축복과 같은 환경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굉장히 좋아진 환경에 비해 공용 물품에 대한 인식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내 것보다 더 아껴도 모자랄 판이지만, 아이들은 너무나 당연히 주어지는 혜택인양 물품들을 막 다루기 일수다. 악기라고 상황이 다르지 않다. 이 글도 어느 날 아침, 복도에서 나뒹구는 우쿨렐레를 보고 쓴 웃음이 나서 쓰게 된 것이다. 그러면..
통기타 이야기/Essay 둥근소리 2015. 3. 9. 10:35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기타 강습이나 레슨들을 꽤 많이 했던것 같다. 기타를 연주하는 일 만큼이나 기타를 가르치는 일이 재미있기도 했고, 세상 가득 '둥근소리'로 채우겠다는 내 꿈에 부합하는 의미있는 일이기도 했다. 사실 이 점이 내게는 힘든 상황에서도 레슨을 지속하는 가장 큰 동기부여라고 할 수 있다. 가르치는 사람의 동기도 매우 중요하지만, 배우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성공적인 레슨이 되려면 배우는 사람의 동기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애초부터 동기가 뚜렷한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데, 그 동기가 뚜렷하지 않은 사람에게 동기부여를 잘 해주는 것 또한 훌륭한 강사의 조건이라 하겠다. 최근 2년 가까이 초등학생 아이들의 방과후수업과 레슨도 했는데, 그 동안은 만날 수 없었던 어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