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 이야기/Essay 둥근소리 2017. 10. 11. 13:03
늘 가을이 깊어지면 한 해를 슬쩍 돌아보게 된다. 참 사건도 많고, 변화도 많았던 2017년.. 뭘 하느라 그리 바빴는지는 몰라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 10월 중순이구나. 1월에 세운 목표들도 다시 돌아보지만, 이룬 목표들의 기쁨이나 뿌듯함 보다 못이룬 목표들의 아쉬움이 더욱 짙다. 괜시리 마음을 다잡게 되는 하루다.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하며 한동안은 묵은 때를 벗기듯 새로운 것에 집착했던 것 같다. 오늘도 오랜만에 방치된 블로그를 재정비 하며 스킨을 바꿔보려 했지만, 이보다 더 깔끔하고 가독성이 좋게 만들기도 어려울것도 같아서 계속 써보기로 했다. 모든 것을 새롭게하고 새마음, 새 뜻으로 시작하고 싶기도 하지만, 조금 부끄러운 모습도 남아 있는 이 곳은 나의 변화가 온전히 담겨 있는 추억의 장소가..
통기타 이야기/Essay 둥근소리 2017. 3. 1. 20:33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큰 행운이다. 거기에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더해지면 더 바랄게 없다. 이 블로그가 이어준 인연들과 함께한 지난 금요일이 그런 날 중 하나였다. 두군데에서 작은 공연을 한 이 날, 공연을 보며 웃는 사람과 우는 사람 모두에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우리가 그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모두가 함께 살아간다는 따뜻함은 같이 느끼지 않았을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외할머니가 자꾸 생각이 나서 좀 더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것 정도.. 늘 나만을 위한 공연이 아니길 바라지만 역시 쉽지않다. 공연 직전에 친구가 꽃이 달린 클립을 기타 헤드에 끼워줬다. 워낙에 센스가 넘치는 친구라 그런지 단번에 제일 어울리는 꽃..
통기타 이야기/Essay 둥근소리 2015. 6. 25. 13:35
어느 초등학교 담벼락에 아이들의 꿈이 적혀있다. 쭉 읽어보니 예전 나의 어린시절보다는 다양해졌지만 아직도 특정한 직업들이 굉장히 많이 나온다. 이 것이 어른들의 꿈인지 아이들의 꿈인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어린시절에 할 수 있는 많은 경험들이 부모님에 의해 이뤄지니 아이들의 꿈이 부모님의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와 별개로 꿈도 주입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어쩌면 학교에서도 '장래희망'이라는 단어로 아이들의 큰 꿈을 가둬놓은지도 모르겠다. 담벼락의 글은 모두 "나는 OOO하기 위해 OOO이 되겠습니다."라는 형식에 맞춰져있는데 문득 나의 꿈은 이 틀에 맞출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러다 다시 '무엇이 되기엔 이미 늦은 나이인가?' 하는 씁쓸한 ..
통기타 이야기/Essay 둥근소리 2015. 6. 4. 11:23
법정스님께서 김광석님께 지어주신 법명 원음(圓音) 즉, 둥근소리. 15년 전 이 단어를 처음 만났을때 그 잔잔한 파동을 잊을 수 없다. 모든 이의 마음 속에 둥글게 울려 퍼질 그 소리. 아마도 그때부터 둥근소리에 대한 갈망이 시작되었던것 같다. 처음엔 그 갈망이 나의 노래, 나의 연주에 국한되었다. 부족한 나의 소리에도 즐거워해주는 사람들, 그 속에서 둥근소리를 전하는일 보다는 어깨에 힘을 주며 나를 높이는 일에만 몰두했는지도 모르겠다. 빠르게, 더 빠르게.. 그렇게 속주에 미쳐 있을때 쯤 내 마음을 다시 한번 둥글게 울리는 분을 만나게 됐다. 사실 세상에 둥근소리를 울려퍼지게 할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리고,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그 것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거다. 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