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만남, 긴 여운...

  아이들을 처음 봤을 땐 일주일이 순탄치 않을거라 생각했다. 조금은 냉랭한 혹은 짜증섞인 표정의 아이들.. 무더운 날씨는 방학인데도 원치않게 불려온 아이들에게 더 큰 불만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처음 배울 때 손이 아픈 기타라는 악기의 특성과 무려 3교시 연속 수업이라는 점은 가르치는 나에게 굉장히 불리하게 작용했다.

  어쩌면 그 덕에 아이들에게 더 많은 대화를 시도했는지도 모르겠다. 예전부터 첫주나 둘째주 수업엔 손아픈 레슨생에 대한 배려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섞곤 했는데 굳은 살이 생기기도 전에 끝나버리는 방학특강이라 그런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눈것 같다. 짧은 만남에서 느낀 것은 아이들이 생각보다 더 밝은 미소를 가졌고, 웃음도 많다는 것이다. "요즘 애들이 이렇고 저렇고.." 하는 식의 편견은 아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는 어른들 이기심에서 나온건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


  단체수업을 하면 항상 수업이 매끄럽게 진행된다고 느껴질 때 쯤 약속한 시간이 모두 지나버리고 만다. 비록 짧은 기간의 수업이었지만 이 느낌은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다. 아이들과의 이별이 힘든 것은 늘 아쉬움의 크기가 내가 더 크다는 생각이 들어서인데, 이 것도 결국 인연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내 욕심 때문이겠다. 

  푹푹 찌는 찜통 속 기타소리, 쉴틈없이 바람에 흩날리던 악보들, 창문 틀에 앉아 여유로이 도강하던 비둘기들까지 그리울것 같다. 이 장면들이 모두 사라지기 전에 재회할 수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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