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 이야기/Essay 둥근소리 2015. 6. 19. 23:39
4년 전 겨울, 동호회 연습실에 꽤 긴시간 정전이 있었다. 강습 시간은 다가오고 사람들은 하나둘 모였지만, 전기는 들어오지 않았다. 암흑같은 연습실 속에서 핸드폰 액정 불빛으로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일과를 마치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 사람들에게 정전 때문에 수업을 못한다고 말하기가 너무 미안했다. 이런저런 시도와 고민을 반복한 끝에 수업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을 때 "엠티때 썼던 초가 남아 있는데 그걸 쓰자"라는 제안이 들렸다. 안절부절 못하는 나와 달리 일사불란하게 초에 불을 붙여나가던 사람들.. 그들의 열정이 남긴 풍경이다. 어른어른 거리는 촛불에 눈이 아플만도 한데 모두가 웃음지며 노래하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런 사람들 앞에서 수업을 포기할까 생각했던 그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