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원대 탑솔리드 기타 추천 시그마 000R-1ST

  오랜만에 쓰는 기타 리뷰입니다. 요즘 기타를 추천하는 것이 참 쉽지않습니다. 품질이 상향 평준화된 것은 맞지만, 그렇다 보니 가격도 예전보다 많이 올라갔습니다. 게다가 그 중에 나은 것을 사고 싶은게 인지상정이겠지요. 저는 최근에 30~40만원대의 기타를 찾는 분들께 시그마기타를 많이 추천합니다. 안정된 품질과 저가 기타 특유의 날리는 소리가 좀 덜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작은 기타 하나가 더 필요해서 구입한 것이 시그마 000R-1ST입니다. 이제 한달 가까이 되어가는데 조금씩 소리가 마음에 들어가고 있네요. 제가 이 기타를 왜 고르게 됐는지, 그리고 왜 추천하는지 몇자 적어 보겠습니다.


전형적인 OM 바디의 기타

  외관은 마틴기타와 매우 닮은 전형적인 모습의 OM 바디 기타입니다. 마틴과 많이 닮은 것은 시그마의 역사가 마틴과 연관이 많이 때문이죠. 시그마 기타의 역사에 대해서는 아래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OM 바디 기타는 반응이 빠르고 소리가 또렷하기 때문에 아르페지오나 핑거스타일 연주를 즐기는 분들이 선호합니다. 또, 기타가 작기 때문에 체구가 작은 여성분들이 쓰기도 좋습니다. 최근 유행도 그렇고, 요즘에는 드레드넛 바디 보다는 OM 바디가 더 잘 팔리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바디 모양에 따른 특징도 아래에 링크를 걸어두겠습니다.


  마틴이나 시그마 기타를 찾다보면 000과 OM바디 기타가 거의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틴에서는 스케일의 차이가 있고(000이 숏스케일), 시그마 기타는 너트 너비의 차이가 있습니다. OM은 44.5mm 이고, 000은 43mm 입니다. 저는 둘 다 상관없이 잘 쓰지만, 예민하신 분들은 참고해서 고르시길 바랍니다.

 

사용된 목재

  상판은 가장 많이 쓰는 시트카 스프루스(단판) 입니다. 탑솔리드(상판만 단판) 기타에서 상판의 질이 매우 중요하겠지만, 결을 보면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오히려 몇 년 전보다도 더 나쁩니다. 확실히 요즘 목재수급이 어려운가 싶기도 합니다. 


  측후판은 로즈우드(합판)를 썼습니다. 2018년부터 시그마 기타에서 로즈우드 측후판을 사용한 기타들의 가격이 40%가량 오른다는 소리도 들려옵니다. 마호가니 기타들도 지판은 로즈우드를 사용하니 전체적인 기타 가격 상승은 어쩔 수 없겠네요. 아마 타 업체들도 대부분 인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후판 바인딩은 흰색으로 깔끔합니다. 저는 자개가 없어서 좋긴 하지만, 취향에 따라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하겠습니다. 자세히 보면 살짝씩 튀어나온 부분도 있습니다. 이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는 수준입니다. 목재에 따른 음색적인 특징도 링크로 대신하겠습니다.


  상판의 바인딩은 자개 없이 흰색, 검은색 줄무늬입니다. 마틴의 D-28과 거의 같은 무늬인데 이 역시 제 취향입니다. 개인적으로 청자개를 싫어해서 차라리 이렇게 수수한 것이 좋네요. 


너트와 새들

  너트의 너비는 앞서 언급한대로 43mm 입니다. 44.5mm의 OM이든 43mm의 000시리즈든 넥감은 매우 편안한 편입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낄만한 보편적인 넥감입니다. 


  브릿지는 로즈우드, 너트와 새들(상,하현주)은 모두 본(Bone)으로 되어있고, 브릿지핀은 플라스틱입니다. 핀이 좀 싼티가 많이 나네요. 좀 쓰다가 나무핀으로 교체해버릴 생각입니다. 이 때 브릿지 핀에 대해서도 다시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원가 절감의 흔적들

  헤드로고는 마틴 빈티지 시리즈와 비슷합니다만 인쇄품질이 좋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브랜드의 얼굴인데 조금 더 신경쓰지 하는 생각도 드네요.


  헤드머신도 시그마가 적혀있는 평범한 머신입니다. 특별히 감이 나쁘진 않습니다. 


  지판은 로즈우드로 되어있고, 프렛마감이 상당히 괜찮습니다. 간혹 저가 기타들은 프렛 레벨링을 해야겠다 생각될 정도로 들쭉 날쭉 한 경우도 많은데 정말 깔끔하네요. 다만 지판 바인딩이 없어서 조금 허전한 느낌은 있습니다. 이 역시 원가 절감의 흔적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의 저가 기타들이 그렇듯 넥은 마호가니 3피스입니다. 울림은 다소 손해를 보지만 목재를 아낄 수 있어서 많은 브랜드가 3pc로 제작합니다. 헤드쪽에 접합부가 한군데 보입니다.


  넥힐쪽에도 접합부가 보이네요. 요즘은 3피스라고 약하고 그렇지도 않습니다. 매우 튼튼하다고 생각하는 크래프터 기타의 넥도 3피스니까요.


뛰어난 마감

  앞서 말씀드린대로 몇년 전보다 목재는 조금 아쉬운 느낌이라도 마감은 아주아주 좋네요. 칠도 얇게 잘 올라간듯 하고, 마감도 뛰어나니 가격이 비싸다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


  넥 접합부도 깨끗하네요. 이 정도 기타면 한대 사서 오래오래 쓰기도 꽤 괜찮은듯 합니다.


음색 및 총평

  시그마 000R-1ST의 음색은 다소 공격적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저음은 펀칭감이 있고, 고음은 다소 날카롭습니다. 전반적으로 시그마 기타들이 비슷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합판이지만 로즈우드 특유의 답답함도 조금 느껴지는데 에이징이 되면 이 답답함은 덜해지고, 고음의 날카로움도 누그러지면서 더 편안한 소리가 날겁니다. 저는 브릿지핀을 한번 교체해보려고 합니다. 이 방식으로 신경질적인 고음만 조금 가라앉히면 참 마음에 드는 소리가 되겠네요. 

  저는 기타의 소리도 중요하지만, 내구성이나 넥의 상태를 매우 중시합니다. 보통 소리가 안좋아서 못쓰게 되는 경우보다는 넥이 뒤틀어지거나 기타가 망가져서 못쓰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요. 넥이 곧고, 프렛이 깔끔하게 박혀있어야 연주감이 좋아서 기분도 더 좋습니다. 시그마 기타가 동급의 다른 기타들 보다 비싼듯 해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매력적인 기타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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