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터 사장님과 나눈 통기타 픽업 이야기

  블로그를 새로 꾸리다 보니 그동안 얼마나 기타 이야기에 소홀했는지 실감한다. 나름대로 글 쓰기 좋은 소재인데도 지나쳤던 것들이 지금에서야 보이니 말이다. 이 이야기도 2년 전 2월에 있었던 일을 기억을 더듬어 끄적거려 보는것이다. 

  통기타 제작공정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양산에 도착했다. 촬영장소와 컨셉 등을 협의하고 이런저런 준비를 마칠 때 쯤 크래프터 사장님은 기타 한대를 갖고 나타나셨다. 앞으로 새로 달려나올 픽업을 실전(?)에서 테스트해보고 오시는 길이란다. 그러면서 하드케이스를 열어보이시는데 한 눈에 고급 기타라는 것이 느껴진다. 그 기타를 AER 엠프에 연결하고, 내게 쥐어주시고는 소리가 어떤지 한번 평가해달라신다.

  일단 생소리를 들어보려고 연주해보니 역시 크래프터의 최고가 라인은 아랫급과는 상당히 다른 소리를 낸다. 저음도 꽤 단단하고, 하나 갖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이다. 그러고는 엠프 볼륨을 올려서 픽업 소리를 들어보는데 역시나 기대 이상이다. '좋은 기타의 덕을 본것인지, AER 엠프의 덕을 본것인지..' 하는 생각을 할때 쯤 기타의 옆구리에 박혀있는 프리앰프를 자세히 보니 뭔가 게이지가 많다. 그제서야 위 사진의 젤 오른쪽에 있는 BLEND 게이지가 눈에 확 들어와서 여쭤봤다.

"소스가 두가지네요?"

"네. 이제 크래프터의 픽업도 바디 타격음을 잡아낼 수 있어요."

"추가된 소스가 마이크인가요? 트렌스튜서인가요?"

"마이크는 하울링이 심해서 라이브에서 불편해요. 그래서 사운드보드 센서(트렌스듀서)를 택했습니다."

  잘 결정하셨다고 말했다. 사실 무대 위의 마이크와 악기가 많아지면 콘덴서마이크가 달린 픽업들이 제 성능을 발휘하기 몹시 어려운 환경이 된다. 실제로 아예 콘덴서 마이크쪽은 꺼놓고 공연한적도 꽤 된다.


  크래프터는 엘알백스(L.R. Baggs)의 주요 부품을 받아서 제작하니 이 픽업은 엘알백스의 피에조 픽업인 엘리먼트(Element)와 트렌스듀서 픽업인 아이빔(I-beam)이 합쳐진 아이믹스(I-mix)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그런 말을 하니 사장님께서 프리엠프는 크래프터가 설계하고 제작한다며 힘주어 말씀 하신다. 게다가 그 설계도 본인이 직접 하셨다고 은근히 자랑까지 늘어놓으신다. 이 자부심 섞인 어조에서 크래프터 기타에 대부분 픽업이 달려서 나가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프리엠프의 블렌드 게이지를 보니 LR, SR이 나와있는데, 이것이 무엇의 약자인지는 모르겠지만 LR이 피에조이고 SR이 트렌스듀서인것 같다. 게이지를 오른쪽으로 다 올려도 트렌스듀서를 100%활용할수는 없고, 각각 50%씩 블렌딩 되는듯 하다(왼쪽으로 하면 피에조 100%). 대신에 가운데에 트렌스듀서 센서 게인을 조정할 수 있는 나사가 있어서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사실 하울링 문제 때문에 트렌스듀서를 100%로 놓을 일이 잘 없으니 이 정도면 실사용에 문제가 없다. 게다가 정품 아이믹스 픽업에는 없는 노치(Notch)필터까지 있어서 하울링 잡기가 한층 더 수월하니 정말 훌륭하다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크래프터 기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엘알백스의 픽업을 사용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엘알백스의 픽업은 내구성도 강하고, 소리가 자연스러우면서도 출력도 큰 편이라 이미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게다가 크래프터에서 자체 제작한 프리엠프의 성능도 쓸만하니 그야 말로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끝으로 이 픽업은 언제 만나볼 수 있냐고 질문 드렸더니 한국에서는 곧 만나 볼 수 있을거라 하셨다. 이 글을 쓰는 현재는 이미 최고급 사양의 기타에 달려서 나가고 있다. 탑백솔리드 정도의 중가격대 기타에는 달려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픽업에 대한 옵션(같은 모델의 기타에 픽업이 없는 것, 혹은 더 고급 픽업이 달린 것)이 좀 더 다양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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