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 상판에 쓰이는 목재의 종류와 특징

  지금부터 몇 편에 걸쳐서 통기타 음색에 영향을 주는 요소에 대해서 정리해볼까 합니다. 여러가지 작업들과 병행하는터라 언제 완성이 될지 모르겠지만 되도록 꼼꼼하게 정리해서 올리려구요.

  첫번째는 역시 목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기타는 나무로 만들어져있는 악기다보니 목재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순 없겠죠. 그 중에서도 음질과 음색에 영향을 많이 주는 상판 목재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려합니다. 기타를 생산하는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는 터라 모든 목재를 다루진 못했고, 많이 사용되는 목재 위주로 정리해봤습니다.

  

1. 시트카 스프루스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서북부 지역이고, 현재 어느 브랜드 할것 없이 통기타의 상판으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나무입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악기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이 시대 음향목의 표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강도와 탄성이 모두 좋은 시트카 스프루스의 특성은 음이 명료하면서도 넓은 다이나믹 레인지(작고 큰 소리를 표현하는 폭)를 갖습니다. 그 때문에 다소 극단적인 스트로크에도 음이 뭉개지지 않으며 플랫피킹이나 핑거피킹도 무난하게 표현합니다. 그야말로 올라운드 플레이어에게 어울리는 목재가 되겠습니다. 

 

2. 엥겔만 스프루스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서부지역이고, 시트카 스프루스에 비해 조금더 희고, 약간 크림(?)같은 표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프루스 계열 나무들이 에이징이 되면서 색이 변하는 터라 저는 구분이 힘들던데 육안으로 구분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음향적인 특징은 시트카 스프루스보다 저음은 부드럽고, 중음역이 풍부해서 따뜻한 느낌이 납니다. 역시 올라운드 플레이어에게 잘 어울리지만, 시트카 스프루스 보다 배음이 풍부하고, 핑거피킹의 소리가 예쁘게 나니 그 쪽으로 조금 더 치우친 연주자들에게 적합하겠습니다.


3. 아디론닥 스프루스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지역이고, 이스턴 레드 스프루스 또는 아팔래치안 스프루스로 부르기도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시대에 많은 기타가 아디론닥 스프루스로 생산됐고, 그 당시 총기를 만드는데도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 때문에 지금은 개체가 부족하여 벌목이 금지되어 양질의 목재 수급이 어렵습니다(가격이 비싼 이유). 시트카 스프루스보다 성량이 크고, 더 큰 다이나믹 레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연주해보면 소리가 팡팡 터지는 느낌이고, 배음은 좀 부족하여 다소 건조한 느낌이 납니다. 따라서 주로 플랫피킹이나 스트로크를 선호하는 연주자에게 적합하겠습니다. 


4. 유러피안 스프루스(저먼 스프루스)

  원산지는 중부유럽 지역이고, 엥겔만 스프루스와 표면색이 흡사합니다. 음색적으로는 시더의 따뜻한 터치와 함께 아디론닥 스프루스의 힘과 성량이 잘 섞인 느낌입니다. 그 때문에 각 브랜드의 한정판이나 고급 사양의 기타에 많이 쓰입니다. 음색에 대한 설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올라운드 플레이어에게 잘 어울리는 목재이고,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바디 형태에 따라 원하는 스타일의 음색을 만들어내기 좋습니다.


5. 웨스턴 레드 시더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서부지역이고, 스프루스 계열 목재보다 무른 편입니다. 음색적으로는 조금 어두운 편이며 중음이 강조되어 따뜻한 느낌의 소리가 납니다. 웨스턴 레드 시더는 작은 소리는 더 크게 만들지만 강한 스트로크를 했을 때는 음이 뭉개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클래식기타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죠. 같은 이유로 핑거스타일 연주자나 가벼운 터치 위주의 연주자에게 적합하다 할 수 있습니다.


6. 마호가니

  원산지가 굉장히 다양한 목재이지만, 일반적으로 중남미에서 생산된것을 말합니다. 코아와 함께 주로 측후판에 사용되는 목재이지만 종종 상판에도 쓰입니다. 음색은 밝으면서도 따뜻한 음색이며, 중음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원래 측후판에 많이 사용되는 목재이니 만큼 소리가 시원스럽게 열리는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에이징이 되면 마호가니 특유의 거친 느낌을 좋아하는 마니아 층이 있을만큼 매력적인 소리를 냅니다.


7. 하와이안 코아

  원산지는 하와이의 빅아일랜드이며, 굉장히 화려한 무늬가 인상적인 목재입니다. 제 지인도 오로지 외관만으로 코아 기타에 매료됐을 정도로 색과 무늬가 아름답습니다. 음색적으로는 무늬만큼이나 달콤한 소리를 내고, 굉장히 밝은 톤을 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마호가니와 마찬가지로 중음이 강조되어 있고, 소리가 열리는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소리가 열리기 시작하면 특유의 달콤한 사운드와 함께 풍부한 배음도 가집니다. 밝은 음색을 좋아하는 연주자에게 어울리지만, 원하는 소리보다 너무 밝은 음색을 가질 수도 있으니 그 점은 주의해야합니다.


8. 싱커 레드우드

  싱커 레드우드는 북부 캘리포니아의 새크라멘토 강에서 수십년 동안 강바닥에 잠겨있었던 레드우드를 말합니다. 강바닥의 미사와 미네랄이 풍부한 강물 덕분에 풍부하고 특이한 색상톤을 가집니다. 음색적으로는 웨스턴 레드 시더와 흡사하면서 성량이 크고, 선명한 소리를 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강의 생태환경 보호를 위해 더이상의 인양작업을 허가하지 않아서 수량이 부족한 편입니다. 화려한 외관을 좋아하거나 웨스턴 레드 시더의 따뜻한 느낌을 좋아하는 연주자에게 적합하겠네요.


  통기타의 상판에 쓰이는 대표적인 목재들을 정리해봤습니다. 후속편은 측후판에 쓰이는 목재가 되겠네요. 그 밖에도 몇가지 기획한 것들이 있어서 몇편까지 갈 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혹시 틀린게 있거나 덧붙일게 있으신 분들은 댓글로 좀 거들어주세요. 감사합니다!

사진출처 : 테일러,마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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