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통기타의 몇번 줄을 좋아하시나요?

  아주 오래 전 누군가 나에게 제목과 같은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워낙 황당한 질문이기도 하거니와 기타를 좋아하긴 했어도 여섯줄 중에 특정한 줄이 더 좋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터라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그 때 그렇게 흘려 넘겼던 그 질문이 문득 생각 날때면 피식 웃음이 나곤한다. 그리고 몇 년이 흐른 지금, 이제는 그 질문에 쉽게 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좋아한다기 보다 유독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바로 3번줄이 내게는 그렇다. 스트로크를 해도, 아르페지오를 해도 한번씩 3번줄이 튀게 느껴질때가 있다. 줄을 새로 갈고 난 다음이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한동안 그 3번줄 소리를 예쁘게 내기 위해서 꽤나 노력했던 적이 있다. 좀 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통기타의 여섯줄 중 가장 장력이 강하게 걸리는 줄이 3번줄이란다. 게다가 와운딩을 제외하면 2번줄 보다도 더 가는 줄이기도 하단다. 1번줄 보다도 더 잘 끊어진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이것 때문이겠지.

  소리도 튀고, 잘 끊어지는 앙칼진 어린아이 같은 이 줄을 오늘도 습관처럼 조심스럽게 퉁기고 있다. 그래도 예전에 느꼈던 그 미움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까닭은 조금은 그 소리를 품을 수 있게 되어서일까? 이제는 좀 더 자신있게 3번줄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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